[보도자료] 소방청, 환자 안전 검증 없는 고위험 응급처치 확대 중단하라
소방청, 환자 안전 검증 없는 고위험 응급처치 확대 중단하라
「병원 전 고위험 응급처치 확대는 반드시 환자 안전 기준과 검증체계를 먼저 갖추어야 한다.」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 대응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소방청이 환자 안전 검증 없는 간호사 구급대원의 업무 범위를 대학의 정규과정과 국가보건의료인 시험을 통해 검증된 전문인력으로 특성화된 1급 응급구조사의 업무 범위를 동일시 하려는 방향의 정책을 지속 추진하고 있는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즉각적인 추진 중단을 요구한다.
이는 단순한 인력 운용이나 조직 내부의 편의 문제가 아니다. 병원 전 응급의료체계의 근간, 국가 면허(자격)체계의 일관성,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환자 안전에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비대위는 현행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이 구급대원의 자격별 응급처치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되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하도록 규정한 이유가 결코 형식적 절차가 아니라고 본다. 이는 자격별 업무 범위를 정함에 있어 환자 안전, 교육과정, 숙련도 검증, 질 관리, 책임 체계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라는 입법 취지의 반영이다.
따라서 시행령은 각 자격의 범위를 합리적으로 구체화하는 수단이어야 한다. 별도의 법정 교육과 국가시험 체계를 거쳐 형성된 전문영역을 행정편의에 따라 뒤섞거나, 자격 간 경계를 사실상 허무는 방식으로 작동해서는 결코 안 된다.
응급구조사는 병원 전 단계 응급처치를 수행하기 위해 별도의 정규 교육과정과 국가시험을 거쳐 양성되는 전문인력이다. 관련 법령은 응급구조사 업무 범위의 적절성과 조정 필요성을 보건복지부가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 전 고위험 처치를 단기 교육이나 조직 운영의 필요에 따라 동일시 하려는 시도는, 오랜 시간 축적되어 온 국가 응급의료체계의 전문성과 책임구조를 약화 시 키고, 결국 그 부담을 고스란히 국민과 환자에게 전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비대위는 기관내삽관을 포함한 고위험 침습 행위가 '술기 교육'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강조한다. 기관내삽관은 환자 상태 판단, 적응증·금기 판단, 시술 전후 산소화 관리, 실패 시 대체 기도전략 수립, 합병증의 즉각 인지와 대응까지 통합적 임상 판단이 요구되는 고위험 의료행위다. 잘못 시행될 경우 수 분 내에 저산소 뇌 손상 또는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몇 시간의 교육 이수로 습득할 수 있는 '손기술'이 아니라, 반복적 임상경험과 체계적 검증, 실패 대응 훈련을 통해서만 형성되는 전문 역량이다. 따라서 쟁점은 교육 시간의 길고 짧음이 아니라, 교육 주체의 자격, 임상경험 기준, 반복 숙련 횟수, 결과 추적 체계, 자격 유지 및 재검증 여부다. 현재 추진안은 이 중 어느 것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나아가, 단기 교육 이수를 근거로 다른 면허·자격 직종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 허용된다면, 이는 국가 보건의료인 면허·자격 체계 전반의 정합성을 훼손하는 선례가 된다. 이 문제는 특정 직역의 이해관계를 넘어, 보건의료인 제도 전체의 법적 일관성과 국민 신뢰에 관한 사안이다.
환자와 보호자는 환자에게 응급처치를 제공하는 인력의 자격(응급구조사, 간호사)과 응급처치의 숙련 수준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국가가 검증체계를 갖추기 전에 고위험 처치를 확대하는 것은, 그 위험을 국민이 알지 못한 채 감수하도록 강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특히 상태가 급변하거나 진단이 복잡한 중증·희귀질환 환자일수록 이 위험에 더욱 취약하다.
비대위는 또한 이 사안이 이해관계자끼리의 조율로 해결될 문제가 아님을 분명히 한다. 병원 전 고위험 침습 행위의 확대는 가장 먼저 환자의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하는 정책이다. 그러나 입법예고 과정에서 환자단체, 현장 전문가, 관련 직능단체에 대한 공식적 의견수렴 절차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절차적 결함으로 정책의 정당성 자체를 훼손한다.
비대위는 다음을 강력히 요구한다.
첫째, 소방청은 환자 안전 검증과 사회적 합의 없이 간호사 구급대원의 업무범위를 사실상 1급 응급구조사의 업무 범위와 동일시하려는 시행령 개정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입법예고 절차를 전면 재검토하라!
둘째, 소방청은 관련 정책 추진에 앞서 구급 서비스 수요자인 환자단체를 포함하여, 현장 전문가, 관련 직능단체 등이 참여하는 공개 공청회를 실시하고, 정책의 필요성·위험성 등에 대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라!
셋째, 소방청은 기관내삽관 등 고위험 침습 행위에 대해 교육 주체, 임상경험 기준, 숙련 검증, 결과 추적, 자격 유지·재검증을 포함한 체계적 기준을 시행령을 개정하기 전에 수립하여야 하며, 그 과정에서 환자단체와 관련 전문가 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라!
보건복지부 역시 협의기관으로서 병원 전 고위험 응급처치 허용 기준에 대해 환자안전, 교육·숙련, 질 관리, 책임체계, 국가 자격체계의 정합성을 포함한 공식 검토에 착수하고 그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라.
비대위는 이 사안이 해결될 때까지 관련 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와 대응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환자 안전보다 우선하는 행정 편의는 없다.
2026년 04월 23일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령」 대응 비상대책위원회
- 대한응급구조사협회 ‧ 전국 응급구조(학)과 교수협의회 -